플로리다 올랜도 여행기 (2) 여행기

디즈니월드를 하루에 한 공원씩 보는 것도 사실 많이 지치더군요. 5일 동안을 꼬박 디즈니월드만 보고 다니다가 캐리브해 유람선을 타러 가까운 항구인 케이프 캐너버럴로 갔습니다. 이 항구는 주로 캐리브해 지역으로 나가는 유람선들이 출발하는 곳인데 로얄캐리비언 같은 큰 회사의 크루즈부터 디즈니 크루즈 등등 여러 회사의 유람선들이 주욱 정박해 있습니다.


보통 저녁에 출발하는데 저희는 나름 일찍 간다고 했는데도 막상 가보니까 오전부터도 승선이 가능하더군요. 이런 크루즈 여행을 많이 해본듯한 사람들은 아예 일찍부터 배에 올라서 점심도 먹고 수영장에서 놀고 그럽니다. 승선장 앞에 가방을 내려놓고 티켓을 보여주면 다 알아서 선실까지 배달해줍니다. 저희 유람선은 카니발 센세이션이라는 밴데 바하마 군도까지 다녀오는 일정입니다. 아무튼 저희 가족도 간단한 출국수속을 마치고 배에 올라탔습니다.


선실은 최대 4명까지 잘 수 있는 방인데 저희 네 식구는 바로 붙은 방 두 개를 얻었습니다. 샤워실과 침대가 있는 그냥 평범한 방입니다. 크루즈 여행이 처음이라 모든 게 다 생소해서 걱정이었는데요, 일단 배 위에서 먹는 것, 마시는 것 정도는 다 뱃삯에 포함되어 있구요, 기타 여러 액티비티가 있어서 따로 돈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지노며 극장이며 면세점이며 아무튼 배가 워낙 큰데 웬만한 건 다 갖추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수영장 근처에서 살았지만 미니 골프장도 있고 아무튼 뻘쭘하게 체면차리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네 가족 뿐이었던 것 같구요, 여기 애들은 정말 다들 잘 놀더라구요. 밤이면 술마시고 춤추는 애들이 많아서 차라리 애들만 오는 디즈니 크루즈를 탈 걸 후회도 했네요.


이 배는 밤 동안 카리브해를 천천히 달리고, 아침이면 바하마 군도의 섬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막상 내리면 막막하기 때문에 미리 배 안에서 뭘 할지 정하고 예약을 해야하는데 저희는 블루라군 섬에 가기로 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산호초에 있는 조그마한 섬인데 그냥 해변에서 수영하고, 먹고 자고 그러는 곳입니다.


이렇게 3박 4일의 크루즈 여행이 끝나고 다시 배는 케이프 캐너버럴 항으로 돌아왔습니다. 보통 플로리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차로 저 아랫쪽 마이아미와 키웨스트까지도 가본다는데 저희 가족의 여행 컨셉은 언제나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어디 좋은 곳에 눌러앉아서 먹고 잔다' 이기때문에 아직 못 본 것이 많은 올랜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유니버살 스튜디오를 못 보았으니까요.


예전에 디즈니랜드에 갔던 당시보다 애들이 많이 컸기 때문에 어쩌면 유니버살 스튜디오가 더 맞았는지도 모릅니다. TV나 영화에서 익숙한 캐릭터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물론 죠스나 E.T. 등은 모르고 자란 아이들이지만 스파이더맨, 슈렉, 스펀지밥은 아주 좋아하거든요.


보스턴으로 돌아오는 길도 내려갈 때와 마찬가지로 천 마일이 넘는 강행군입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시간대가 맞았는지 길이 덜 막혀서 (내려갈 때는 뉴욕과 워싱턴 DC 부근에서 출퇴근 시간에 걸려서 길이 무지 막혔거든요) 생각보다는 덜 고생했네요. 다만 올라오는 길에 뉴욕의 우드버리 아울렛과 프린스턴 대학을 들르느라 이틀 밤을 모텔에서 보냈죠.


플로리다 올랜도 여행기 (1) 여행기

점점 게을러지는 이유도 있겠지만 미국에 차츰 적응해가면서 이국 생활이나 여행의 감동이 덜해지는 것이 블로그에 뜸해진 이유입니다. 아무튼 시간이 더 지나면 안되겠어서 여행기를 하나하나 올려보렵니다.

벌써 작년 3월이네요... 아직 눈도 채 녹지 않은 보스턴을 떠나 남쪽으로, 천마일이 넘게 떨어진 플로리다의 올랜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DC를 지나니까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이 따뜻하네요. 길가의 나무들도 남쪽으로 갈수록 푸르고 울창해져요.

보스턴에서 올랜도까지 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2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저희는 아침 일찍 출발해서 중간에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올랜도의 호텔은 다 미리 예약해놓긴 했지만 중간의 숙소는 어디쯤이 좋은지도 모르겠고 해서 그냥 무작정 95번 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저녁 때가 다 되어 노스 캐롤라이나의 록키 마운트 (Rocky Mount, NC)라는 동네에 도착해서 깨끗해보이는 모텔 (Comfort Inn)에서 묵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좀 피곤해보이죠? 가는 길에 머틀비치 (Myrtle Beach, SC), 사바나 (Savannah, GA) 등의 유명한 관광지를 지나갔지만 어떻게든 빨리 올랜도에 가야한다는 급한 마음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그래도 긴 시간 좁은 차 뒷자리에서 불평없이 잘 견뎌준 애들이 더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루를 더 운전해서 오후 늦게서야 올랜도에 도착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올랜도에서 일곱 밤을 잤는데요, 숙소는 Buena Vista Suites라는 곳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올랜도는 디즈니월드, 씨월드, 유니버살 스튜디오 등등의 놀이동산이 가득한 휴양지지요. 올랜도에 묵을 때는 디즈니월드 등의 놀이공원으로 다니는 무료 셔틀버스가 있느냐를 꼭 따져봐야 합니다.

저희는 디즈니월드 5일짜리 패스를 끊었습니다. 디즈니에는 매직킹덤 (Magic Kindgom), 애니멀킹덤 (Animal Kingdom), 엡콧센터 (Epcot), 헐리우드스튜디오 (Hollywood Studio) 등의 놀이공원이 있는데 하루에 한 곳을 보기에도 벅찹니다. 그런데 일부러 비수기를 골라서 간다고 (애들 학교도 빼먹고) 간 거였는데 마침 플로리다 지역의 봄방학 기간이어서 예상보다 사람이 많았답니다.

저희 가족은 예전에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와 홍콩 디즈니랜드를 가본 적이 있는데 규모로 치면 올랜도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그때에 비해 애들이 많이 큰 상황이긴 해도 워낙 재미있는 볼거리와 놀이기구가 많아서 다리 아픈 것을 빼면 지루할 틈이 없었죠.

니모 뮤지컬의 한 장면

이것도 니모 뮤지컬

여기저기서 공연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뮤지컬과 체험 등등... 밤에는 불곷놀이가 장관이고, 특히 판타스믹! (Fantasmic!) 쇼는 애들 아빠가 2001년에 이곳에 와서 보았던 것과 거의 달라진 게 없다는데도 여전히 최고였습니다.

저 사람들은 밀랍인형이 아니랍니다...^^ 비틀즈의 카피밴드인 브리티쉬 인베이젼 (British Invasion)이라는 밴드의 공연을 보고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 생긴 것도 비틀즈를 닮았지만 목소리도, 연주도 똑같았어요.

올랜도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까 큰 규모의 아울렛도 두군데나 그것도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서 저녁에 쇼핑도 다녔지요. 디즈니월드만 닷새동안 구경하고 나름 지친 저희 가족은 좀 쉬기도 할겸 카리브해 유람선을 타러 갑니다. 저희는 Carnival Sensation이라는 이름의, 주로 바하마 군도를 도는 크루즈를 탔는데 그 후기와 다시 올랜도로 돌아와서의 얘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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